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매일경제 글로벌경제부 김유신 기자입니다.
오늘은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의 예측시장 진출 추진 소식을 다뤄보려 합니다.
예측시장이란?
예측시장은 미래 사건의 결과에 대해 참가자들이 베팅을 하는 플랫폼을 뜻합니다. 선거 결과, 경제 지표, 날씨, 스포츠 경기 등 미래에 발생할 사건 어떤 것이든 참가자들이 베팅이 가능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저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예측시장은 바로 폴리마켓과 칼시입니다. 이 플랫폼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유저들의 모든 베팅 기록이 블록체인으로 저장되고, 모든 유저가 다른 유저의 베팅 기록, 수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외 도박 사이트들과 차이점으로 이들은 '투명성'을 앞세우고 있는 셈이지요.
이용자 몰리는 예측시장
사실 이 예측시장이 "'도박'과 다른게 뭐냐"란 질문에 대해 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내법상으로 ①자산을 걸고(재물성) ②승패가 우연에 좌우되고(우연성) ③재산상 득실(재산 손익)이 발생하면 도박으로 간주합니다. 한국인이 예측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베팅에 참가하면 도박죄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도박은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고, 블록체인이란 기술을 바탕으로 예측 시장이 제도권 진입에까지 이르며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몰리고 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폴리마켓의 가치는 150억달러(약 23조원), 칼시는 220억달러(3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메타 예측시장 진출 이유는?
외신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예측시장' 진출을 위한 신규 앱 개발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메타가 개발 중인 앱 이름은 '아레나(Arena)'입니다. 메타는 현재까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다른 SNS 서비스와는 별개로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메타는 2020년 코로나 펜데믹 초기에도 '포어캐스트(Forecast)'라는 예측시장 앱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당시엔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서비스로 설계됐고, 실제 돈이 아닌 포인트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구성됐습니다. 하지만 2022년 해당 서비스는 종료됐습니다.
최근 예측시장이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자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해당 시장 재진출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청소년 SNS 차단 확산하는데 예측시장 진출?
사실 이번 메타의 예측시장 지출 추진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SNS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며 16세 미만에 대해서는 사용을 금지시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호주는 작년 12월 이미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했고, 영국, 캐나다,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 각국에서 유사한 정책 도입과 관련한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SNS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만약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가 '도박' 성격이 짙은 '예측시장' 진출까지 확정되면 전 세계적인 규제 움직임이 더 가팔라질 수 있습니다. 메타가 만약 예측시장에 진출하더라도 기존 서비스와 거리를 두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형 금융사들 너도나도 뛰어들어
예측시장의 성장 속도가 너무 가파르고, 이미 그 수익성이 확인된 상태여서 대형 금융사들까지 시장에 진출하거나, 또는 이를 기반으로 한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증권사 로빈후드, 코인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이 이미 예측시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TF 상품들로 유명한 찰스 슈왑도 Cboe와 협력해 S&P500 지수의 움직임에 베팅할 수 있는 계약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도박성'이라는 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도권화가 속속 진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에 시사점은?
예측시장의 부상은 국내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집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스포츠토토 등 일부 허용된 영역을 제외하면 미래 사건에 돈을 거는 형태의 서비스는 사실상 도입이 어렵습니다. 특히 국내 법 체계에서는 예측시장이 도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아 제도권 금융 상품으로 발전하기까지 상당한 논의가 필요한게 사실입니다.
예측시장을 단순 '도박장'이 아닌 미래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는 '집단 지성의 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선거 결과, 금리 전망, 기업 실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치를 수치화하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합니다.
물론 내부정보 거래, 도박의 합법화 논란, 미성년자 접근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급성장하는 이 예측시장을 외면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국내에도 과연 도입이 가능한지, 이와 관련해 국내 금융사들이 차용해 내놓을 수 있는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는지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