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글로벌 픽(Pick)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매일경제 글로벌경제부 김유신 기자입니다.
스포츠웨어 업계의 경쟁 구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나이키와 20년간 맺었던 계약을 종료하고, 신흥 강자 '온(On)'과 손잡았습니다.
나이키 주가는 연일 하락세인데, 온의 실적은 매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각변동을 살펴봅니다.
나이키 대신 '온' 택한 음바페
음바페는 9살 유망주 시절 나이키와 계약한 뒤 20년간 나이키 간판 모델로 활약해왔습니다. 그런 음바페가 나이키와 계약이 종료된 뒤 택한 브랜드는 스위스 기반 스포츠웨어 업체 '온'이었습니다.
음바페와 온의 10년 계약에서 이목을 끈 건 '계약 방식'입니다. 음바페는 현금 후원금 뿐만 아니라 온의 지분도 함께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업은 막대한 현금 지출 부담을 덜면서도 톱 스타를 자사 모델로 묶어둘 수 있고, 반면 선수는 성장 기업의 지분을 공유받음으로써 기업의 가치 상승의 과실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구조인 셈입니다.
페더러로 입증된 성공 방식
사실 온의 이런 '지분 파트너십'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9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를 영입할 당시에도 지분을 제공하고 브랜드 도약의 결정적 발판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사실 온은 프리미엄 러닝화 시장에서 사업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테니스로 영역을 넓히며 택한 방법이 최고의 톱스타에게 지분을 쥐어주고 인지도를 넓히는 것이었습니다.
최고 인기 스포츠 '축구'로 비즈니스 넓히는 온
온은 축구로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치밀한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프랑스 축구의 전설 티에리 앙리를 풋볼 디렉터로 전격 영입했고, 앙리는 프랑스 대표팀 후배인 음바페를 온으로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인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러닝화로 출발해 테니스화로 영토를 넓힌 온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대중적인 '축구'를 다음 전쟁터로 정조준한 것입니다.
2년 만에 매출 2배 뛴 온, 12년래 주가 최저로 추락한 나이키
공교롭게도 온과 나이키는 실적과 주가 측면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0년 스위스에서 독특한 밑창 쿠셔닝 기술로 출발한 온은 2021년 미국 증시 상장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온 홀딩스의 연간 매출은 2022년 12억 2210만 스위스프랑에서 2024년 23억 1830만 스위스프랑으로 뛰었고, 2025년에는 약 30% 증가한 30억 스위스프랑을 기록하며 2년여 만에 사업 규모를 2배 이상 키워냈습니다.
반면 나이키의 추락세는 가파릅니다.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에서의 지속적인 부진과 온·호카 등 신생 러닝화 브랜드들의 맹공에 밀려 주가는 올 한 해만 5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12년 만에 주가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브랜드를 상징하던 축구 스타마저 신흥 경쟁사에 빼앗기게 됐습니다.
'테니스'에서 페더러 효과로 성공을 거둔 온이 다시 음바페로 축구 스포츠웨어에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기존에 거둔 성공 방정식이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